소확행 조각일기 | 오늘을 견디게 한 작은 기억
하루하루 버텨야만 했던 무게.그 무게를 이제 혼자 가두지 않고,조각일기장에 하나 하나 토해내려 합니다.😊 남들보다 조금 늦게 소유했던 나의 부엌.주말 아침, 가족들의 늦잠 속에서아침 식사 준비를 하던 나.단전부터 알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던 순간이었다.작은 주방이었지만,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부엌이 생긴것만으로..그걸로도 충분했다. 보리차의 마법!!시간이 흘러도, 투명 유리 주전자에서보리차가 끓어오르면,구수하게 퍼지는 포근한 향과 함께,그 순간만큼은, 아직도 여전히 나는 행복하다. 도파민이 터질 정도로, 마늘 까는 게 행복인 줄 처음 알게 된 날.고장난 뇌라도 좋으니,맘속으로 빌었다.오래오래, 행복하게 해달라고.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던 그 시절, ..
2025. 4. 21.
시간이 스며든 시래기볶음밥, 엄마 손맛이 그리운 어느 아침
아침 전쟁이 끝나고,주방에 남은 건 쓸쓸한 정적과엄마표 시래기나물 한 봉지였습니다.엄마가 싸주신 시래기나물과 가지나물.예전에는 이걸로 볶음밥만 해도 뭐든 맛있었죠. 진짜로.혼자 먹는 한 그릇 집밥이지만, 그땐 그게 최고의 위로였어요.그런데 어느 순간부터, 그 맛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.😢엄마 나이도 이제 여든을 넘기셨고,손맛이 바뀌었다기보다는시간이 재료에 묻어나기 시작한 느낌.익숙한 향인데, 낯선 맛.손끝에 힘이 조금 덜 들어갔는지,나물볶음밥의 간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저도, 엄마도 알고 있어요.그런데 그게 또… 슬프면서도, 고맙습니다.그래도 오늘 저는 시래기나물볶음밥을 만들었어요.예전보다 어쩐지 간이 다르게 느껴지는시래기와 가지나물을 볶고,밥을 넣고, 계란 하나 얹고.먹었을 때, 예전 그 맛은 아니..
2025. 3. 19.